밀레니얼 여성들의 커뮤니티, <빌라선샤인> 홍진아 대표
[FASTFIVE FOCUS]패스트파이브가 집중한 인물 #10. 빌라선샤인 대표 홍진아
빌라선샤인은 25세~39세 밀레니얼 세대 여성들의 커뮤니티로, 많은 여성들이 이곳에서 서로 소통하며 성장합니다. 패스트파이브에서는 빌라션샤인의 홍진아 대표님과 함께 ‘내 일의 맥락을 찾는 방법’과 ‘밀레니얼 세대의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는데요. 이직을 고민하시는 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있는 분이라면 홍진아 대표님의 이야기에 주목해주세요! 🙂
내 옆의 여성이 잘 돼야 내가 잘 되고, 내가 잘 돼야 내 옆의 여성이 잘 된다.
홍진아 대표가 밝힌 신념입니다. 그녀가 빌라션샤인을 만든 이유이자, 빌라션샤인을 한 마디로 설명해주는 말이기도 하죠. 일하는 여성들의 연대 ‘빌라선샤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곳일까요?
Q. 안녕하세요 홍진아 대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의 대표이자, ‘N잡러’라는 이름을 만든 홍진아라고 합니다.
Q.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들의 커뮤니티’ 빌라선샤인은 구체적으로 어떤 곳인가요?
25세~39세의 사람들을 우리는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릅니다. 빌라선샤인은 이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 여성들을 위해 만들어진 커뮤니티예요. 밀레니얼 세대의 여성들에게는 여러 어려움이 있어요. 일의 환경은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고, 가족의 형태도 바뀌고 있죠. 하지만 여성들에 대한 편견은 아직도 사회 전반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그러면서도 구시대적인 편견이 맞물린 시대에 일의 지속성을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저는 이런 문제들을 혼자 해결하긴 어렵다고 생각해요. 내 문제가 곧 내 또래 여성들의 문제니까요. 그래서 이 문제를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일과 삶, 더 구체적으로는 일의 지속성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요. 그렇게 해서 빌라선샤인이 만들어졌습니다.
Q. 듣고 보니 대표님의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처럼 느껴지는데요. 빌라선샤인의 창업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네 맞아요. 제가 2011년부터 회사생활을 시작했거든요. 올해로 10년 차 정도 됐겠네요. 사회 초년생 때에는 오히려 이런 커뮤니티가 필요하리라 생각을 못했어요. 그때는 그저 열심히 일하고 인정받는 것이 목표였거든요. 그런데 6~7년 차에 접어드니 비슷한 연차의 남녀의 커리어 패스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어요. 저는 시니어 매니저를 목표로 일하고 있을 때, 벌써 임원이 된 남성 동기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죠. 그때 저는 이것이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 즉 개인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더불어 이런 생각을 얘기했을 때 공감하는 여성들이 무척 많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고민하지 않고 함께 모여 해결해야겠다 생각했죠.
Q. 빌라선샤인에서는 주로 어떤 커뮤니티 활동이 이루어지나요?
저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모두 하는데요. 오프라인 활동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의 여성들에게 필요한 주제의 세미나를 기획하고 주최합니다. 저희 빌라선샤인 멤버끼리는 서로를 ‘뉴먼(Newomen)’이라고 부르는데, ‘New’와’ Women’의 합성어예요. 이렇게 세미나에 모인 뉴먼들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소통하며 친해집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각자의 고민을 나누거나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나누기도 하죠.
Q.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가요?
저는 ‘TO DO LIST 캠프’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1박 2일 동안 한 공간에 모여서 각자 미뤄두었던 ‘TO DO LIST’를 실천하는 캠프예요. 누군가는 책을 읽기도 하고, 누군가는 미뤄두었던 노트북 폴더 정리를 하기도 했죠. 동시에 중간중간 서로의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식사도 함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는데, 전 이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Q. N잡러라는 말, 무슨 뜻인가요?
제가 두 개의 직장에 소속을 두고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투잡족이냐’ 혹은 ‘프리랜서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말들이 제가 하는 일들을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N개의 조직에 소속을 두고 내 일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N잡러’라는 말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이 N은 나만이 결정할 수 있죠.
Q. 홍진아 대표님이 정의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업’이란 어떤 것일까요?
이제는 초 고용시대입니다. 예전엔 회사가 나를 고용하고 나를 먹여 살렸지만 이젠 달라요. 직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평생직장이라는 말도 사라진 지 오래죠. 이전 세대와 지금 세대는 일에 대한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했습니다. 한편으론 위기일 수도 있죠.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변화한 패러다임 속에서 참고할 만한 이전 세대의 레퍼런스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한 편으론 이것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주체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확대됐으니까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여성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있으면 좋겠고요.
Q. ‘본인의 일에 스스로 맥락을 만드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요?
일에 관해 설명할 때 회사 중심이 아닌, 나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요. 미래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완전히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그때 내 일의 맥락을 스스로 꿰지 않는다면 내 커리어가 분절될 수도 있거든요. 전 회사의 경력을 어떻게 이을 것인가, 어떤 관점으로 결정을 할 것인지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내 커리어를 설명할 수 있어야만 내가 걸어온 커리어를 잘 이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한 회사에 오래 다니는 것이 미덕인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홍진아 대표님은 이직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어떤 선택이 나에게 최고의 선택인지 늘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이직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그 답을 스스로 찾기를 권해드리고 싶어요. 지금 나에게 이 회사는 무슨 의미인지, 이직은 무슨 의미인지 잘 생각해보고 만약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그것이 노는 것일지라도 그런 시간을 가져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일에 맥락을 만든다는 것은 선택에 대한 결정권을 오롯이 나에게만 주고, 죄책감 없이 결정한 대로 행동하는 거죠.
Q. 마지막으로 밀레니얼 세대 여성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혹은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묘비에 쓰고 싶은 신념 같은 말이 있는데요. ‘제 옆의 여성이 잘 돼야 내가 잘 되고, 내가 잘 돼야 내 옆에 있는 여성이 잘 된다.’라는 말이에요. 이것이 제가 빌라선샤인을 만든 이유이자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이유입니다. 사회적으로 굳어 있는 편견에 맞서 유리천장을 깨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유리천장을 깬 여성들도 많죠. 하지만 저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내 옆의, 내 주변의 여성들도 그 유리천장을 함께 깰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함께 나아가야죠.
이직을 고민하는 시기, 그동안 쌓아온 여러 커리어들을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직업의 형태가 다양해진 요즘 시대에는 더욱 고민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많은 사람의 조언을 듣는 것보단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지 말이죠. 지금 원하는 것이 조금은 쉬어가는 것일지라도 괜찮습니다. 이 경험들이 모여 보다 멋진 커리어로 완성될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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