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을 책임지는 경험이 회사의 자산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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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FASTFIVE: 패스트파이브 멤버 ‘에덴앤컴퍼니’ 문에덴 대표 인터뷰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는 말, 흔히 듣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하나의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일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함께 솟아날 겁니다. 

 


 

이번 패스트파이브 인터뷰에서는 에덴앤컴퍼니의 문에덴 대표님을 만나봤습니다. 에덴앤컴퍼니의 디자이너들은 개인 프로젝트를 사업으로 확장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대표님이 사업에 대한 신념과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된 과정을 함께 들어보시죠. 

 

 

Q. 대표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와 운영 중이신 기업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에덴앤컴퍼니 대표 문에덴입니다. 에덴앤컴퍼니는 디자인 전문 회사로, 주로 대기업 CMF 팀과 일을 합니다. CMF란 Color, Material, Finishing를 뜻하는데요, 제품의 표면 처리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벽지나 냉장고나 세탁기 같은 가전제품을 보면 표면에 자잘한 문양들이 들어갑니다. 그런 패턴, 문양을 개발하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주로 국내의 전자제품 회사들과 협업 관계로 일해요. 

업체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른데, 키워드만 전달하고 저희에게 개발을 전부 맡기는 경우도 있고 명확한 디렉션을 줄 때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기업과 트렌드 리서치부터 함께 시작합니다. 리서치 결과에 따라 컨셉을 제안하고 결과물을 디자인하죠. 한편 기업에서 트렌드와 컨셉을 알려주고, 그에 맞는 패턴 개발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리서치만 요청하는 경우도 있어요. 다양한 프로젝트마다 상대의 요구에 맞추어 작업합니다. 

 

Q.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패턴과 관련한 디자인 일을 하셨나요? 

저는 디자인, 그중에서도 텍스타일을 전공했습니다. 회사 직원들도 대부분 텍스타일을 공부한 사람이 많아요. 보통 텍스타일을 전공하면 벽지나 패션 쪽으로 많이 가는 편이고 저희처럼 CMF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에덴앤컴퍼니는 리얼한 그래픽이 강점입니다. 딱딱한 패턴, 그래픽으로 만들어낸 문양이 아니라 정말 천 소재처럼 보이는 패턴을 만들어내죠. 덕분에 이쪽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상태입니다. 시각디자이너들이 그래픽 작업을 많이 하는데, 저희는 ‘감성 그래픽’이라고도 부르는, 딱 떨어지는 그래픽보다 실감나고 리얼한 소재를 구현하는 작업을 합니다. 애초에 이런 일을 하는 디자인 회사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Q. 사업 운영을 결심하신 계기가 있나요?

사업은 2015년에 시작했습니다. 영국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고 곧바로 영국 회사에서 일을 했어요. 패턴만 그리는 패턴 디자인 스튜디오였죠. 유럽은 분야가 세분화되어 있어서 패턴 디자인 스튜디오가 패턴을 만들면 다른 기업에서 그 패턴을 사다가 응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식으로 일이 진행됩니다. 반면 한국은 디자이너 한 명이 패턴도 그리고, 제품도 디자인하죠. 

국내에 들어와서는 패턴 연구소에서 일했습니다. 그 연구소가 문을 닫으면서 함께 일하던 팀원들을 데리고 나와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5년 이상 함께 일을 해온 그 팀원들과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 케이스예요. 사람이 좋아서 시작했죠. 회사 구성원은 저까지 네 명이고 전부 디자이너예요. 각자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할 때도 있고 다같이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있습니다.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정말 손발이 딱딱 맞아야 해요. 

 

Q. 갑작스럽게 사업을 시작하신 셈인데, 힘든 점은 없으셨나요?

지금도 그렇지만 창업할 때도 제가 워킹맘이어서 힘들었습니다. 일이 힘든 것보다 아이에 대한 책임감이 더 큰 고민이었어요. 다른 여성 대표님들도 이 점이 가장 큰 고민일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아이를 낳고 두 달 만에 다시 업무에 복귀했었기 때문에 지금도 그 공백을 채워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지금은 다 컸지만 아직도 마음이 쓰이네요. 다행히 저는 가족의 도움도 많이 받았고, 특히 남편이 전폭적으로 이 사업을 지지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려운 부분은 있었죠. 쭉 디자인을 해왔기 때문에 여러 수치를 보는 법이나 경제적인 부분을 새로 배워야 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편해졌습니다. 

또 초반에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점도 힘들었습니다. 사업은 안 가본 길을 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나 자신을 믿고 가야 합니다.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 직원들도 저를 믿고 따라올 수 있고요. 

 

Q. 반대로 가장 기쁘고 뿌듯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의 성취감이 굉장히 큽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잘 완성했다는 뿌듯함이 사업의 보람인 것 같아요.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작업을 의뢰한 기업도 좋고요. 

매 프로젝트마다 최선을 다해서, 일을 맡기는 기업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해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다음 일거리를 소개해주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딱히 홍보를 하지 않아도 운영이 가능합니다. 

 

Q. 에덴앤컴퍼니의 단기, 장기 목표는 무엇인가요? 

단기 목표를 먼저 말씀드릴게요. 보통 디자인 회사는 디자인한 상품을 판매합니다. 하지만 에덴앤컴퍼니의 경우 디자인한 결과물이 기업에게 가고, 기업이 그 패턴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죠. 따라서 그 제품이 얼마나 잘 팔리는지는 저희의 수익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습니다. 

에덴앤컴퍼니가 장기적으로 더 커나가기 위해서는 자체 상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일이 필수라고 생각해요. 현재 디자인 외에 신제품 개발 부분을 넓혀보려고 기획 중입니다. 스테이셔너리, 문구류 쪽으로 구상하고 있어요. 

 

에덴앤컴퍼니에서 자체 개발중인 스테이셔너리 상품

 

또, 비록 회사의 규모는 작지만 직원 각자에게 개인 프로젝트를 부여했습니다. 에덴앤컴퍼니의 장기 목표는 이 각각의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하나의 팀이 되는 거예요. 회사 안에 작은 회사들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 프로젝트는 제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많은 대화를 통해 직원들의 강점과 관심사를 파악하고 함께 선택한 것들입니다. 

직원들이 회사를 통해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실현하는 수단일 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프로젝트를 완성시켜보아야 회사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고, 결국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까지의 시간을 리서치 기간으로 삼습니다. 시장조사를 하고 트렌드를 살펴보죠. 가끔 그 기간이 길 때도 있는데, 그 시간을 활용해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고요. 

저희 막내 직원이 가장 먼저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그 친구는 빈티지 제품과 여행을 좋아해요. 여행을 가면 벼룩시장 같은 곳을 돌면서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사오곤 하죠. 그래서 그 일을 프로젝트로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회사가 비용을 지원해줬어요. 여행을 가서 마음에 드는 물건들을 가져와 팔아보라고 했죠. 스마트스토어를 만들어서 물건을 판매하면서 비슷한 느낌의 문구류를 만들어 함께 판매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본인의 관심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아가 사업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중입니다. 시간을 할애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지원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회사의 목적은 수익 창출이지만, 길게 보았을 때 주인의식을 가지고 하나의 팀을 책임지는 경험 역시 회사의 자산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에덴앤컴퍼니의 개인 프로젝트: 빈티지 리빙 소품 ‘드앙땅’의 제품 (https://smartstore.naver.com/d-antan)

 

Q. 대표님은 이 일을 통해 어떤 가치를 이루고 싶으신가요?

저는 에덴앤컴퍼니와 거래하는 기업,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더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더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개인적인 성장을 가져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직원들에게 인생의 동반자 같은 회사가 되고 싶어요. 대표가 일을 끌고갈 수는 있지만 결국 직접 일을 하는 건 직원들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면에서는 멘토링 같은 기능도 하려고 해요. 직원 개개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5년 이상 본 직원들이라 더 챙기고 싶어요. ‘우리는 끝까지 같이 간다!’고 자주 이야기해요. (웃음)  

하나의 회사를 운영한다는 건 저의 신념이 들어 있는 새로운, 이전에 없던 회사를 만든다는 걸 포함하는 일이잖아요. 기존 회사들에 없었던 요소라도 새롭게 도입해서 운영해보려고 많이 노력해요. 예를 들어 한 달에 한 번씩 문화가 있는 날마다 전시나 공연을 보고, 복지를 최대한 확대하려고 합니다. 또 디자인 회사라 피치 못할 야근이 있는데, 그래서 평소에는 9시 반 출근, 5시 반 퇴근이에요. 회사 차원에서 야근을 보상해준다는 개념이죠.  

 

Q. 사무실로 이곳 패스트파이브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오피스텔을 사용하다가 패스트파이브로 온 지 1년이 되었습니다. 패스트파이브로 사무실을 옮긴 이유 중에 교류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 가장 컸죠. 특히 에덴앤컴퍼니의 직원들은 젊은 편이라서 사람들을 마주치며 생동감을 얻기를 원했어요. 또 삼성1호점은 지하가 바로 코엑스와 연결되니까 시장조사가 편한 위치여서 선택했죠. 그래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Q. 업계의, 혹은 일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사업을 정말 해보고 싶은 분들은, 설사 실패하더라도 일단 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사업을 통해 이루고 싶은 본인의 신념, 혹은 그 사업에 대한, 그리고 자신에 대한 확신을 놓지 않아야 계속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사업은 시작하기도 어렵지만 유지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럼 대표님은 어떤 신념을 가지고 계신가요?

Make other people happy. 명확해요. 저희가 열심히 일해서 좋은 결과를 내면 에덴앤컴퍼니에게도 좋고, 함께 일하는 다른 기업에게도 좋죠. 저희가 사회적 기업이 될 수는 없지만, 자체 상품을 개발해서 제품을 생산하면 더 의미있는 일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정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나서 인생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일들을 해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디자이너로 살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디자인이 직업이 되고, 아직도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여전히 감사하고 좋습니다. 이 나이까지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고요. 디자인이라는 일 자체가 없는 것을 창조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고 고민되는 만큼 희열도 큽니다. 끝마쳤을 때의 보람과 상쾌함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취업이 잘 안 되어 젊은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물론 힘들고 어렵지만 본인이 원하는 길을 두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꿈을 꾸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꿈을 따라 갔으면 합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말고요. 용기 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이윤 추구라는 회사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직원 개인의 성장도 지원하고 싶다는 문에덴 대표님의 인터뷰,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각자가 자리한 곳에서 어떻게 하면 주인의식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패스트파이브가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다음 인터뷰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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